자유게시판
작성자 원성식
작성일 2014-10-08 (수) 13:25
분 류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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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연(20세)의 의병모집 격문

현감부군 창의토왜격문(縣監府君倡義討倭檄文)

○ 경기도 진사 원연(元埏)이 군사를 일으켜 적을 토벌하였는데, 용인(龍仁) 금령(金嶺)의 적이 크게 패하였다. 원연은 경상 우수사 원균(元均)의 아우이다. 금령은 역의 이름인데 용인현의 동쪽 30리에 있다. 이 적은 곧 30리마다 일둔(一屯)씩을 둔 적이다.

○ 상의대장(尙義大將)이 합세할 일로 통문(通文) 하니, 다음과 같다.

“오랑캐가 침범한 때를 당하여 군웅(群雄)이 병립할 수 없는[連鶴不栖] 걱정이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감히 어리석은 계책으로써 만전(萬全)의 계책을 돕고자 하나이다. 그윽히 생각건대, 적을 토벌하는 방법이 비록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오늘날의 사세(事勢)로 헤아려 본즉 가장 급선무는 합세하여 힘껏 싸우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바야흐로 이제 관군(官軍)과 의병[義旅]이 곳곳마다 벌떼처럼 일어나는데 각기 맹주(盟主)가 있어서 깃발을 나누어 세워 군령(軍令)에 통솔이 없고 여럿의 마음이 일치하지 못하니, 좌(左)를 치려고 하면 갑(甲)이 달려와 원조하기를 꺼리고 우(右)를 치려고 하면 을(乙)이 경계를 넘을 수 없다고 핑계합니다. 피차의 사이에 전혀 입술과 이[脣齒]가 서로 의지하는 듯한 형세가 없고, 앞뒤의 진(陣)에 손발이 머리와 눈을 보호하듯 함이 없으며, 심지어 월(越) 나라 사람이 진(秦) 나라 사람의 수척함을 보듯 하여 앉아서 구원하지 않는 자도 있고, 서로 의지할 데가 없어 마침내 패하는 자도 있습니다. 때를 끌고 날을 끌어 적의 세력을 점점 기르고 오늘에 싸우지 아니하고 내일에 싸우지 않아 우리는 점차로 약해져서 마치 불이 기름을 태우듯 합니다. 마침내 전란이 오래 끌어 북풍의 눈비가 박두하는데 대가(大駕)가 파천하여 서쪽 국경에서 오랫동안 고생하고 계시니, 어찌 국가의 깊은 수치가 아니며 신민의 오랜 슬픔이 아니리오? 대저 우리와 적의 강하고 약한 것이 비록 현격하게 다른 것 같으나 만약 두어 진(陣)의 힘을 가지고 한 떼의 적을 섬멸한다면, 이것은 활활 타는 불을 들고 마른 풀에 날아 들어 태우는 것과 같아서 저 죽음을 앞에 둔 적의 무리를 한번 휘두르는 깃발에 다 섬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고 오히려 매복을 설치하는 것으로써 급선무를 삼고 소굴을 질러 끊는 거조가 없다면, 비록 한두 가지의 공이 있다 하더라도 이것은 모래사장의 사람이 흙을 짓이겨 맹진(孟津)을 막는 것과 같을 것이니, 어찌 날로 치성하는 적의 화에 효과가 있으리오. 큰 공을 도모하는 자는 눈앞의 작은 이익을 생각지 않는 것이며 기특한 계책을 내는 자는 반드시 뜻밖의 깊은 생각이 있는 것이니, 적을 치는 방법이 어찌 매복을 설치하는 데만 그칠 따름이리오. 세가 약하면 힘이 큰 자에게 압제를 당하고 원조가 고단하면 많은 군사에 좌절을 당함은 어리석은 이나 지혜 있는 이나 한 가지로 아는 바이거늘, 오히려 성패(成敗)에 요리조리 의심하고 이롭고 불리한 형세에 앞뒤로 오도 가도 못 하고서 1년의 오랜 세월을 끌면서 구벌(九伐)의 쾌함을 본받지 못하고 한갓 양식을 운반하는 허비만 있고 승리를 보고하는 기약을 보지 못하여 온 나라가 반이나 오랑캐의 땅이 되고 만백성이 전부 불타는 막사의 제비꼴이 되었소. 만약 이러기를 그치지 않으면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국사가 이루어질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옛날 충의의 선비는 국사가 위급할 즈음을 당하면 꺾이고 패함으로 저상(沮喪, 기운을 잃음)하지 아니하고 세가 약하다고 싸우지 않는 일은 없었습니다. 우선 제갈무후(諸葛武侯)의 일을 가지고 판단하건대 한구석 탄환만한 지역을 3국이 솥발처럼 맞선 즈음을 당하여 동으로 치고 서로 쳐서 앞뒤로 백 번 싸웠으므로 그의 말에, “우리와 적이 양립하지는 못할 것이요, 왕업이 한쪽에서 편안할 수는 없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앉아서 망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치는 것이 낫다.” 하였습니다. 하물며 10배의 군사로써 한 귀퉁이의 적을 질러 끊는 것은 애당초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데, 이것을 버리고 달리 구한다면 다시는 할일이 없습니다. 적이 와서 범할 때를 당하면 극력으로 방비하고 적이 물러갈 제는 합세하여 나아가 공격하여, 번갈아 싸워서 적을 애먹이는 공을 세우고 적을 구경이나 하여 길러 주는 걱정이 없게 하는 이것이 실로 지금의 급무입니다. 조개와 도요새처럼 서로 버티어 아직까지 섬멸하는 것을 늦추고 있으니 하루 이틀 지나 다시 몇 달이나 더 걸린다면 군량은 이미 다되고 백성은 모두 흩어져서 비록 굳게 지키려 하여도 되지 못하고 적이 우리 땅을 점령한 것은 전일과 같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우리 군사의 양식이 다 된 뒤를 타서 저 적의 물고 삼키는 화를 마구 저지른다면, 누가 다시 활을 당겨 적에게 항거하는 자가 있겠습니까? 말이 이에 미치매 꿈에도 놀라고 먹다가도 목에 걸립니다.

원하건대, 모든 군자(君子)는 의리로 임금을 버리지 말고 충성으로 목숨을 바쳐, 하늘을 쏘는 흉한 놈들에게 마음을 분격하여 해를 취하는 공을 이루려 한다면 이는 실로 국가의 간성(干城)이요 중류의 지주(砥柱)일 것입니다. 제군(諸君)의 하루가 없으면 인도(人道)의 하루가 없는 것이니, 온 나라 사람들 중에 누군들, “관중(管仲)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오랑캐의 옷을 입었으리라.” 하지 않으리오. 신포서(申包胥)의 한 몸이 오히려 능히 초(楚) 나라를 보존하였고 1려(旅)의 군사가 족히 하(夏) 나라를 일으켰으니, 지금의 병력이 전일(前日)보다 10배가 되는데 여러 군자의 충성을 분발하는 절개는 또 어찌 옛사람보다 뒤지리오. 다만 군사를 거느린 지는 시일이 경과되었는데 성공을 고하는 기약이 없는 것은 진실로 군사를 거느린 사람들이 각기 제 마음대로 하고 능히 합세하여 힘껏 싸우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다. 군사를 쓰는 것은 졸렬하더라도 빠른 것이 좋지, 교묘하더라도 더딘 것을 숭상하지는 않습니다. 시사의 위급함은 불타는 것을 구하는 것과 같으니, 원컨대 주저하지 말고 속히 큰 계책을 내십시오.

풍문에 들은즉 근지에 유둔(留屯)하던 적이 여러 번 야습을 당하고는 도망한 놈이 반이 넘는다 하고, 더구나 가을이 지나 날씨가 차가워지는데 적들의 거처는 서늘하고 엷게 되어 있으며 본래 벗고 사는 놈들이라 견디기에 익숙지 못하여 알몸으로 얼어 죽은 놈이 길에 서로 잇다랐다 합니다. 아마도 흉하고 교활하며, 사납고 추한 놈들이 죄악이 쌓일 대로 쌓였는데도 우리가 기회를 잃어 섬멸할 기약이 없으니 하늘이 반드시 추위를 빌려서 남김없이 죽이려 하심일 것입니다. 그러고 본즉 미친 적들이 우리 땅에 오래 지체하다가 겨울을 넘기는 것이 또한 국가의 불행 중 다행이 아닌 줄을 어찌 알겠습니까. 악한 자에게 앙화를 주는 하늘의 뜻을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천시(天時)에 할 만한 기회가 왔으니 적이 어찌 그 목숨을 오래 끌 수 있으리오? 이러한 심한 추위를 당하여 급히 공격하고 놓치 말아야 할 기회가 이때입니다. 양쪽 진(鎭)에서 통신하는데 편지 한 장이면 족하겠지마는 소모관(召募官)에게 부탁하여 간절한 뜻을 전달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전일에 회맹(會盟)할 때에 마침 사기(事機)로 인하여 크게 거사하지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통분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시 고충(苦衷)을 가지고 감히 이렇게 전하니, 상세한 것은 전하는 이의 입으로 다할 것입니다. 각기 개미 힘을 다하고[蚍蜉之力] 함께 닭ㆍ개의 피를 마시어[共歃鷄狗之血], 성하(城下)의 맹세로 하여금 패상(㶚上)의 희롱에 돌아가지 말게 합시다. 삼가 바라노니, 제군은 각기 힘쓰소서.”

○ 京畿道進士元埏起兵討賊, 大敗于龍仁金嶺之賊. 埏慶尙右水使均之弟. 金嶺驛名, 在縣東三十里. 此賊乃三十里置一屯之賊.

○ 尙義大將爲合勢事. 當封豕隳突之日, 痛連鷄不棲之患, 敢將一得之愚, 謀裨萬全之計. 竊惟討賊之方, 雖非一二, 而揣以今日之勢, 撮其最急之務, 不過曰合勢而力戰而已. 方今官軍義旅, 在處蜂起, 而各有盟主, 分立旗幟, 軍令無統, 衆情不一, 欲以擊左, 則甲者憚於赴援, 欲以擊右, 則乙者辭以越境. 彼此之間, 頓無唇齒之勢, 前後之陣, 莫有手足之捍, 甚至越視秦瘠, 坐而不救者有之, 輔車無依, 而終乎敗衄者有之. 留時引日, 馴養賊勢, 今日不戰, 明日不戰, 漸歸朘削, 如火燒膏. 遂使兵火連挐, 而北風之雨雪已迫, 大駕遷次, 而西塞之泥露, 亦久豈非社稷之深羞, 臣民之長痛乎. 夫漢賊强弱.雖似相懸, 而若以數陣之力, 同殲一隊之賊, 是猶擧炎火而焫飛蓬, 惟彼假氣遊魂之徒, 當盡殲於一麾耳. 不然而猶以設伏爲先務, 未有攔截巢穴之擧, 則雖有一二措補之功, 譬如何濱之人捧土而塞孟津, 其何補於賊禍之日熾乎. 圖大功者, 不恤目前之小利, 建奇策者, 必有意外之深思, 討賊之方, 豈止於設伏而已也. 勢弱則受制於巨力, 援孤則見挫於兵多, 是固愚智之所共見, 而猶且狐疑於成敗之數, 狼狠於利鈍之形, 持以一年之久, 而未效九伐之快, 徒有輓粟之費, 而不見獻捷之期, 一國半爲左衽之鄕, 萬姓擧爲炎幕之鷰. 若此不已, 則愚未知國事之有濟也. 古之忠義之士, 當國事板蕩之際, 不以摧敗而自沮, 不以勢弱而不戰. 姑以諸葛武侯之事斷之, 則以一隅彈丸之國, 當三都鼎峙之際, 東征西伐, 前後百戰, 故其自言曰, 漢賊不兩立, 王業不偏安. 又曰, 與其坐而待亡, 孰若伐之. 況以十倍之衆, 謀截一部之賊, 初不至甚難, 而外此他求, 則無復有可爲之事矣. 當其來犯, 則極力以備, 及其退去, 則合勢進攻, 有迭戰隷敵之功, 無玩寇畜盜之患, 此實今日之急務也. 相持蚌鷸之勢, 尙稽鯨鯢之誅, 日爾日日, 復此數月之久, 則軍粮已罄, 民散殆盡, 雖欲固守, 亦不可得, 而賊徒之雄據我土, 則猶夫前日也. 乘我軍食盡之後, 肆彼冠呑噬之患, 則誰復有彎弓而抗敵者哉. 興言及此, 夢悸食噎. 伏願諸君子義不後君, 忠則盡命, 奮心射天之兇, 擬辦取日之功, 是實國家之干城, 中流之砥柱. 無諸君一日, 則無人道一日, 一國之人, 孰不曰, 微管仲吾其左衽也. 包胥一身, 尙能存楚, 而一旅之衆, 足以興夏, 則今之兵力之强, 有能十倍於前日, 而諸君子奮忠之節, 又豈下於古人哉. 但以陳師有日, 策勳無期, 良由領兵之人, 各自爲心, 不能合勢力戰而然耳. 兵貴拙速, 不尙巧遲, 時事之急, 有同救焚, 幸勿猶預, 速建鴻圖. 流聞近地留屯之賊, 屢徑夜斫, 逋遁居半, 加以羽毛零落, 天寒近緊, 巢穴涼薄, 裸壤之俗, 耐其非習, 赤身凍死, 道路相繼. 意者兇狡獰醜, 稔惡已極, 而人謀不臧, 勦滅無期, 天必假手, 欲以殲殄而無餘流也. 然則狂寇之淹留我土, 已經冬月者,  亦安知非國家不幸中之幸. 而禍淫之天意, 亦可卜也. 天時有可爲之機, 而賊胡能久其命乎. 當此苦寒, 急擊勿失, 此其時也. 兩陣通信, 一書足矣, 而委付召募官, 通達丁寧之意者, 可謂僅矣. 前日會盟之時, 適因事機未會大擧, 思之未嘗不痛恨也. 更將苦意, 敢此傳致, 其詳在口悉. 各盡蚍蜉之力, 共歃鷄狗之血, 勿使城下之盟, 同歸灞上之戱. 伏惟諸君, 其各勉旃勉旃.

(출전 : 「壬辰 下 : 萬曆二十年我宣廟壬辰二十五年」『난중잡록(亂中雜錄)』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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